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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에 숨어 있는 플랫폼의 통행세

by 스윙 (창/조/계/급/) ― 2026 Insight: 연결의 편리함으로 시작된 플랫폼 혁신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기술은 혁신이 아닌 가혹한 통행세 징수기로 변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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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배달 플랫폼이 포장 주문 수수료를 유료화하고 중개 수수료율을 기습적으로 올리자, 이에 반발한 대형 프랜차이즈와 골목 자영업자들이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문 앞까지 따뜻한 음식이 배달되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그 편리함의 이면에 도사린 영수증의 속내를 뜯어보고 나면 숨이 턱 막힌다.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의 해부학

치킨을 예로 들어보겠다.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2만 원짜리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주문한다.

소비자의 통장에서는 2만 원이 빠져나가지만, 닭을 튀긴 사장님의 손에 떨어지는 돈은 얼마일까? 플랫폼 중개 수수료, 결제 수수료, 라이더 배달 대행료, 그리고 이 모든 항목에 붙는 부가가치세까지 떼어내고 나면 플랫폼이 가져가는 몫만 6천 원에서 7천 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닭고기 원육과 기름값, 포장 박스비, 그리고 매장 임대료와 전기세를 빼고 나면, 한여름 펄펄 끓는 기름 솥 앞에서 땀 흘린 자영업자가 손에 쥐는 순이익은 고작 천 원 남짓이다.

결국 배달앱은 자본을 들여 주방을 차리지도 않고, 기름 냄새를 맡지도 않으면서, 그저 손님과 가게를 픽셀로 연결해 주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치킨 한 마리 매출의 30%를 고스란히 통행세로 걷어가고 있는 셈이다.

연결의 혁신이 독점의 지대로 변하는 순간

이 분쟁을 들으며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린 것은 플랫폼 경제학의 가장 전형적이고 잔인한 진화 공식이다.

초기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할인 쿠폰을 뿌리고 무료 배달을 내세워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유인한다. 경쟁자가 사라지고 시장의 길목을 완전히 장악해 ‘배달앱을 쓰지 않고는 장사할 수 없는 독점적 해자’가 완성되는 순간, 플랫폼의 가면은 벗겨진다.

수수료를 1~2%포인트씩 슬금슬금 올리고, 클릭당 과금되는 정밀 광고를 점주들에게 강요한다. 깃발을 더 많이 꽂지 않으면 리스트 저 밑으로 밀려나 주문이 뚝 끊기게 만드는 알고리즘의 권력 앞에서,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비를 쏟아부어야 한다.

혁신으로 시작했던 연결의 기술이, 가장 전형적인 중세 영주의 길목 통행세 징수(Rent-seeking)로 변질되는 순간이다.

통행세의 청구서는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이 갈등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너무나 명확하다. 플랫폼이 독점력을 무기로 쥐어짠 이익의 청구서는 결국 힘없는 자영업자의 줄폐업과 일반 소비자의 물가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한계에 다다른 점주들이 매장 햄버거보다 배달 햄버거를 1천 원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꺼내 든 것은 탐욕이 아니라 마지막 생존의 몸부림이다. 플랫폼이 가져간 통행세만큼 소비자 가격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서민의 지갑은 닫히며, 결국 골목상권 전체의 파이가 쪼그라드는 악순환의 덫에 갇히게 된다.

소비자의 편리함과 혁신이라는 화려한 수사 뒤에 숨겨진 독점 플랫폼의 탐욕을 직시해야 한다. 누군가의 땀방울 위에 세워진 편리함이 임계점을 넘어 공존의 생태계를 파괴할 때, 그 편리함은 언젠가 우리 모두의 삶을 옥죄는 비싼 대가로 청구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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